4월 3일 (일)

근황

Posted by Yan on April 3, 2022

1. 개발 밑천이 생기다.

학생 때 알바비 모아서 마련했던 5년간 사용한 이전 노트북을 놓아주고
월급과 복지포인트로 전부터 고민했던 새로운 노트북을 들였다.
brew, zsh, iterm 등등 아직 많이 익숙하지 않지만, 일단 선들과 동작이 부드러워서 좋고,
터미널 UI도 예쁘고. 너무 좋다.

2. 단기 목표

입사 6개월이 된 사이, 개인적으로 좋은 일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다.
회사에 적응한다는 명목으로, 개발에 소홀했던 것 같다. 부쩍 게시물도 적어지고 퇴근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의지가 약해졌을 때는 단기적으로 목표를 세운다.
지금 바로 실행하지 않으면 후에 힘들어지는 실행 계획을 세운다.
이번 5월에는 정보처리기사를,
6월에는 은행실무기초를,
상반기에 개발 책 한 권을 끝까지 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라클 SQL을 더 잘 썼으면 좋겠고,
요즘 우리 팀에서 화두가 된 람다와 스트림을 더 많이 활용하면 좋겠고.
매주 운동 횟수를 늘려서 어깨 통증을 줄이고 싶다.

3. 어느덧 발레도 6개월차.

취미로 발레를 한지 6개월이 되었다.
스물 한 살 쯤 로얄 발레단이 연습실에서 몸 푸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프로 발레리나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연습해 온 기초 동작을 꼼꼼하고 우아하게 되풀이하는 연습실 풍경이었다.
오랜 기간의 반복과 연습으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이 가는 멋진 잔근육들과, 한 가지에 깊이 몰입하는 끈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때부터 발레 연습실 영상은 슬럼프가 올 때 보는 영상이 되었다.

그 당시에 써 놓은 글도 있다.

우연히 발레리나들이 매일 하는 연습루틴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연습실에서 원투쓰리포 세면서, 발레바를 잡고 매일 몸을 풀고, 같은 동작들을 반복하고, 다리 펴기, 손 뻗기 하나하나 집중해서 연습해요. 랑드샤, 파쎄, 턴 등등… 그 동작들을 매일매일, 어쩌면 7살때부터 했을지도 모를 동작들을 섬세하게 연습하고 있었어요. 착실하게 반복하는 동작들은 그대로 몸에 근육의 모양으로 자리잡았고, 건실하게 쌓인 근육들이 그 동작들을 아름답게 완성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그 당시의 슬럼프에 관한 이야기 중략..) 그런데 오늘 발레리나들의 영상을 보고 알게 되었답니다. 저에겐 아직 근육이 생기지 않아서요, 매일 매일 플리에, 플리에, 점프…하면서 꾸준히 동작을 반복하고 점점 아라베스크, 턴 한 바퀴, 두 바퀴…늘리면서 근육에 모양을 만들고 힘을 키워야 한다는 걸요. 그러다 보면 조금씩 알게 되겠죠? 손은 이렇게 뻗는 게 더 정확하구나, 이렇게 호흡하는게 더 낫구나 하면서요. 이제부터 작은 근육을 만들고 쓰기 시작하게 될거에요.

6개월 전에 그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게 되었고,
마침 발레를 배우고 싶었던 친구는 그 연습실 영상을 보고 완전히 매료되었다.
그리고 며칠만에 나를 학원에 데리고 가서 같이 등록을 하게 되었다..
발레는 격한 운동은 아니지만 연습하는 다양한 자세들이 정직하게 잔근육들을 만들어준다.
98%의 뻗뻗함으로 이루어진 나는 처음엔 그냥 곧게 서있기도 힘들어했다.
처음에는 고개를 팽팽하게 들고, 어깨 펴고, 갈비뼈 잠구고, 허벅지 사이가 딱 붙도록 조이고서 어떻게 서라는 걸까.. 싶었다.
점진적인 발전이 있는 건지, 매주 하다보니까 요즘에는 동작들이 익숙해지면서 재밌게 발레를 하고 있다.